과제는 학생 경험을 선정하는 일입니다.

수업의 과정은 교사의 성장 과정입니다. 수업을 준비하고, 실행하고, 나누며 종료되는 것이 아닙니다. 나누는 과정에서 새로운 과제를 설정하여 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업을 준비하고, 실행하고, 나누어야 합니다. 즉, 이러한 과정을 반복적으로 진행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해야 합니다. 이러한 수업을 하는 교사는 현재 수업의 결과가 불만족스럽더라도 좋은 수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좋은 수업을 하는 교사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수업을 나누며 적어도 하나의 과제는 선정하는게 좋습니다. 앞서 예를 들었던, 발표자 선정 상황에 과제를 설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수업자에게 부여할 과제로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공유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법’, ‘평가 없이 객관적으로 발표자를 선정하는 방법’과 같은 ‘방법’에 관한 이야기가 떠오르실 겁니다. 이런 방법들도 교사에게 충분한 과제를 부여하는 일이 될 수 있고, 후속 수업에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방법’보다는 ‘학생의 경험’으로 과제를 설정하시길 추천드립니다.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공유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법’을 떠올리게 되면 방법에 초점이 맞춰져, 학생이 중심이 아닌 방법론에 치중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쉽게 떠올리는 방법으로 상벌점을 운영하거나, 칭찬을 많이 해주기 등의 방법을 떠올리곤 합니다. 이러한 방법은 주체가 교사이거나, 혹은 학생에게 특정 행동을 요구하는 형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학생을 다소 수동적인 입장에서 고려하게 됩니다. 반면에 ‘학생의 경험’을 중심에 두면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내적 동기를 통해 진정으로 변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학생들이 수업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려면 어떤 경험들이 누적되어야 가능한가?’를 고민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수업에서 교사는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 찾을 것입니다.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비슷해 보일 수 있으나 전혀 다릅니다. 전자는 교사가 학생을 원하는 대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고, 후자는 학생이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키길 기대하는 것입니다. 전자의 효과는 대게 짧고 강하며, 후자는 느립니다. 그리고 그 속도를 교사는 때론 참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가 시작되면 이는 오래 지속됩니다. 학생 역시 한 단계 성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업은 사실 학생을 위한 일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수업을 잘하고자 노력했던 모습은 어찌보면 교사를 위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학생들을 잘 조정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는 진정한 배움은 자발성에 기초한다고 믿습니다. 대부분 외적 동기밖에 존재하지 않는 이 시대의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내적 동기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더 많은 경험들이 고민되고 구성되어지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