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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위한 대화는 깊어져야 합니다.

일반적인 수업협의회를 떠올리시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일반적으로 동그랗게 모여 앉아 차례대로 한 마디씩 하고, 마지막에 컨설턴트나 관리자의 멘트와 수업자의 소감 및 감사인사를 끝으로 마무리 되는 형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러한 대화는 분절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수업자에게 깊이있는 성찰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연속적인 오고감이 있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하나의 주제가 정해지면 그 내용과 관련된 각종 수업 속 증거들을 살펴보며 무엇이 진실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 때, 다수와 함께 대화를 진행하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여러 사람이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다 보면 대화의 흐름이 일관성을 가지며 흘러가기 어렵습니다. 자연스럽게 대화의 상대가 바뀔 때마다 대화의 소재가 변화되어, 대화의 깊이가 깊어지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수업자와 직접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한 두명만 존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수업을 공개하고 나누는 과정에는 그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참여한 선생님에게 수업을 참관하고 나누는 방법 자체에 대해서 경험시키고, 더욱 확산되어 많은 선생님들이 수업을 통해 성장하게 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따라서 참관 선생님의 숫자가 많은 경우, 모두를 이 과정을 경험시킴과 동시에 수업자의 성찰을 도울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참관선생님을 모둠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나눌 주제를 주고, 모둠별로 이야기 하게 합니다. 이 때 진행자는 수업자와 일대일로 같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대화의 깊이를 더합니다. 그리고 모둠별로 논의된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 때, 각 의견에 대해 수업자는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모든 모둠의 모든 의견을 들은 후 진행자가 일대일로 이야기한 내용을 바탕으로, 수업자의 성찰을 도와줄만한 내용들만 골라 수업자와 추가적인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의견으로 인해 대화가 산만해지는 것을 막고, 선택된 의견들을 통한 추가적인 성찰로 수업자의 사고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일대일로 대화하던 중 세우게 되는 가설을 보다 확신하게 하거나 배제할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와 수업자가 본 수업의 상황은 일부일 수 밖에 없고, 그 안에서 학생들의 배움과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 소수의 학생들만 주의 깊게 관찰한 참관 선생님들의 자료들은 가설의 진위를 보다 명확히 밝히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진행자는 수업자의 생각을 깊게 만들고 있는지, 이를 위해 사용한 수업 속 증거는 적합한지를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살펴야 합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수업자는 스스로 샛길로 빠지곤 합니다. 이런 샛길은 분명 수업자에게는 또다른 고민이거나 목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주제를 충분히 성찰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중요한 다른 길이라고 여겨진다면 메모해 놓고 다시 원래 주제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때론 진행자의 잘못된 응답으로 방향을 틀어버리기도 합니다. 진행이 주는 압박은 침묵을 견디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진행자는 성급히 말을 하거나, 질문에 대한 답이 돌아오기도 전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거나, 질문에 추가적인 해석을 과하게 달면서 의도치않게 다른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기도 합니다. 이 대화의 주인공은 수업자가 되어야 함을 생각하면서, 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여유가 참관선생님들이 공유한 내용에 대해 적절성을 판단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가장 주의해야할 것은 참관선생님의 개인적 판단이 포함되어 있는 발언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판단을 포함하여 이야기 하곤 합니다. 판단과 사실을 구분하지 못한채 수업자에게 판단이 섞인 내용을 전달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판단이 포함되었다고 여겨진다면 판단을 제거하는 번역작업도 필요할 것입니다.

적다 보니 진행자에게 너무 많은걸 요구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아마 다른 사람이 하나의 생각에 머무르도록 도와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나는 수업자의 성장을 돕기 위해 여기에 있다.’는 마음가짐입니다. 이 진심이 수업자에게 그리고 참관 선생님에게 전달된다면 다소 실수가 있거나 미흡하더라도 충분히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티쳐✨ 전라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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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reducator.com을 운영하는 수학교사 ::: '수학하는 즐거움 시리즈', '수업의 과정'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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